'어릴 때 엄마가 보여준 최고의 사랑'
제가 유치원 시절쯤부터 몇년간 많이 아팠어요
소아암ㅜㅜ
지금은 완치하고 건강하게 잘 살고 있는 35살 미혼 여자에요
방금 어느 카페 갔다가 엄마에게 받은 사랑 그런 글이 있길래 문득 생각 나서요
제가 그냥 아픈 것도 아니고 암이었는데...
이상하게 병원에서의 오랜 기억이 행복하게 남았어요 신기하죠?
열만 나면 무조건 응급실 가고 당연하듯 입원하고 그랬는데
아직도 기억 나는 게 아마 입원실 없어서 새벽 내내 응급실 침대에 누워있었는데
조명은 쨍하고 응급실의 여러가지 소리들(안 좋은 소리...)
암튼 시끄러운 와중에 엄마가 내 옆에 같이 누워 진짜 재밌다는 표정으로
'ㅇㅇ야 우리 캠핑 온 것 같다 그치?'
'맨날 집에서 자다가 이 시간에 안 자고 여기 있으니까 진짜 재밌다ㅋㅋ'이러셨어요
근데 엄마가 진짜 재밌어 하는 것 같아서 저도 재밌었어요
입원하는 날에는 '우리 병원 슈퍼에서 이것도 사먹고 저것도 사먹고 티비도 실컷 보자!!'
'재밌겠다 그치??' 웃으면서 짐싸고 그랬던 기억이 나요
병원에 있는 내내 개미도 잡고 식물도 관찰하고 분명 전 몸 아팠던 건 기억 나는데 병원에서 되게 재밌었어요
엄마가 옛날 예기도 얼마나 많이 아는지 동서양 구분없이 재밌는 동화 얘기도 엄청 많이 해줬어요
제가 유독 아픈 날에도
'아픈거 계속 가지 않아 잠깐이야 알지?'
'끝나고 재밌게 놀자' 이런 말 꼭 해주고
'항상 우리 ㅇㅇ야 아파도 돼'
'맨날 아파도 되고 맘껏 아파도 돼'
'엄마 아빠가 있으니까 괜찮아'
이런 말을 자주 했는데 이상하게 그 말이 '아프지마 얼른 나아야지'
그 말보다 듣기 좋았어요
가끔 드는 생각이
그 응급실 침대에서 'ㅇㅇ야 재밌겠다ㅋㅋ그치?'했던 엄마가 속으로는 얼마나 매일매일 피눈물을 흘렸을까 그 생각 하면 맘이 참 아프고 많이 고마워요.
그냥 아픈 것도 아니고 암이었는데.
엄마 나이 그때 31살인데..ㅠㅠ
저는 35살 먹고도 철 없거든요
정말 엄마가 보여준 최고의 사랑이었던 것 같아요
이런 사연이 있었는데요
읽다보니 뭔가 뭉클하고 먹먹하네요
아픈 아이들 없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유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라호텔 30만원짜리 케이크라고 하네요 (0) | 2024.12.12 |
---|---|
MZ 세대들은 맛없다고 하는 빵 (0) | 2024.12.11 |
뭔가 기분이 좋아지는 영상 (0) | 2024.12.10 |
대한민국 직장인 평균 일상 맞나요? (2) | 2024.12.10 |
제주도에 있다는 1인당 8000원 뷔페 (0) | 2024.12.09 |
댓글